러시아-우크라이나 전선에 있는 한국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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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청년분이 남긴 메세지입니다.
다들 잘지냈나요?
끝나지 않을 것 같던 겨울도 지나고 이곳에서도 봄냄새가 나기 시작 했습니다.
봄 이라 하지만 가끔은 눈도 오는 종잡을수 없는 날씨에 적응이 안될때도 있지만 추운 겨울이 끝났다는 희망에 기분 좋은 요즘 입니다
2월에 여러분들께 인사를 드리고 벌써 3개월이 지났습니다.
그간 많은 일들이 있었네요.
사실 큰변화는 없는 일상(작전>복귀>휴식>훈련>작전) 이였는데 최근 작전중 부상으로 수술을 하고 현재는 병원에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큰 부상은 아닙니다.
마음에 담아 두지 않는다고,않겠다고 생각 했지만 글자에 날이 서있는거 보면 여러분들의 쓴소리에 저도 마음이 좋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손가락질 하는 여러분들의 마음도 이해 하지만 나는 좋은말을 해주는분들의 칭찬을 마음에 담고 긍정적으로 풀어가려 합니다.어차피 욕을 먹어서 바뀔것 같진 않으니깐요.
여러 일들이 있었습니다.생각 나는 일들 몇가지를 적어 보겠습니다.
복귀후 작전에 투입 되었는데 작전이 끝나고 기지로 오니 팀장님이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너의 사진과 신상이 우크라이나 텔레그램 단체방들에 퍼지고 있다.노출 되었으니 sns에 작전중 찍은 사진과 위치가 노출 될만한 사진을 게시 하지 말것.'
제가 많이 깝치긴 했으나 아무리 그래도 나하나 뭐라고 그렇게 까지 하지? 했는데 용병들중에서도 제가 특이한 케이스 이긴 한가 봅니다. 제가 직접 부딪히며 느낀것도 있었지만 이렇게 체감 하니 기분이 싱숭생숭 했습니다.
현재 까지 파악한 정보로는 러시아에서 싸우고 있는 대한민국 사람은 저혼자 인것 같습니다. 대한민국 국적을 가지고 있는 중국 사람들을 몇명 봤는데 그들은 우리나라 말이 서툴고 또 본인을 중국 사람 이라고 하며 중국 국기를 걸고 싸우니 중국 사람 이라고 생각 하는게 맞다고 판단 했습니다.그들과 사이는 좋습니다.저는 이곳에서 사이가 나쁜 사람이 없습니다.안좋을 이유가 없습니다.
유튜브 영상 이나 나무위키에 있는 콜싸인'킨제르' 그분은 찾을수가 없습니다.워낙 넓은 나라 라서 찾기 힘든것도 사실 이지만
제 생각에 러시아에서 싸우는 우리나라 사람이 있다면 러시아로 국적이 필요한 사람들이라 조용히 지내서 찾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게 저의 생각 입니다. 인연이 닿아서 알게된 높은 계급을 가진분들에게도 대한민국 사람을 본적 있는지 소식을 들은적이 있는지 여쭈어 보아도 북한 사람들은 많이 봤어도 대한민국 사람을 본건 제가 처음 이라 합니다.소식을 들은적도 없다고 합니다.찾게 되거나 알게 된다면 꼭 연락 부탁 한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아무래도 저의 상황이 드문 케이스에 또 저는 시간이 날때마다 sns를 하다보니 그런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겹쳐서 텔레그램에 제 신상이 퍼진것 같습니다. 그래서 작전을 나가지 않고 보름정도 다른곳으로 피신 해있었습니다.
동료들 다 작전 나가는데 내혼자 피신 하는건 싫다. 신상이 퍼진거랑 작전이랑 무슨 관계가 있냐 어차피 죽을 운명 이면 죽겠지 신상 올라간다 해서 달라질게 뭐가 있냐 우크라이나에서 특수부대를 보내서 내만 골라죽일것도 아니고 라고 우겨 봤는데 언제 어떤일이 벌어질지도 모르고 동료들이 곤란 해질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냥 시키는대로 했습니다.사실 제가 여기서 뭘 할려고 해도 할수 있는게 없어요ㅎ
우크라이나에서 싸우는 의용군분들께서는 어느정도 개인 시간이 허용 되는것 같은데 러시아는 그런게 없습니다.왜그런지는..모르겠네요. 러시아에 사람이 많아서 카나?
그래도 저는 러시아 정규군들이나 바그너그룹 친구들이 틈틈히 세상 구경 시켜주고 합니다. 전부 말을 할순 없지만 아무래도 그친구들과 제가 비슷한 부분도 많고 서로 이해관계가 맞는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용병들중에서도 특별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것 같아요. 다른 용병들의 부러움을 사곤 합니다.
보름 정도 다른 후방 부대에 있다가 복귀 잘했습니다.
부상은 드론 맞았습니다.몇번의 큰 위기속에서도 큰부상 없이 숨쉬고 있는게 하늘이 돕는다고 생각 하였는데 결국 부상 투혼을 하긴 하네요.
내용은 간단 합니다.저도 긴장감 넘치게 글을 적고 싶은데 표현력이 짧아서 기대를 충족 시키지 못함을 용서 하세요
작전중에 격추 시킨 드론이 떨어지면서 제쪽으로 날아 오길래 뒤도 안돌아보고 뛰었는데 터지면서 파편 하나가 항문쪽에 꼽혔습니다.수술은 잘끝나서 지금은 요양중 입니다.
자잘한 부상 말고 수술 할만큼의 부상을 당했는데 느낌이 어떠냐고 물어 보신다면 흔한 상황 이기도 하거니와 팔다리 멀쩡 하고 살아있다는것에 감사 하게 되는 마음 그게 전부 입니다.
이곳에서 있었던 일을 전부 말하는건 걱정도 되고 그렇다고 이렇게 글을 적는데 문제 없는선에서 여러분들이 모를만한 유니크한 내용을 적고 싶은 마음 이지만 딱히 생각 나는것들이 없습니다.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궁금해 하시는 북한군 정보를 적어보면 일단 저는 짧은 대화는 해봤는데 긴 대화는 못해봤습니다. 같이 작전을 한적은 없고 어쩌다 마주쳤는데 진짜 그냥 뭔가 느낌이 이상해서 러시아 말로 어디서 왔냐 물어봤습니다.'코레이야' 그럽니다.진짜 정말 그냥 하는말이 아니라 잠깐 시간이 멈춘것 같았습니다.서로 가야할 길이 있는데 저는 동료에게 잠깐만 기다려달라 하고 그친구한테 '나도 한국 사람 이요.나 대한민국 사람 입니다.' 라고 하니까 얼굴 시뻘게져서 어버버 대더니 계속 어..어 거립니다.그러다 그쪽 러시아 동료가 자꾸 니에(노) 거리더니 그냥 갔습니다. 대화 라도 해보고 싶었는데 제친구도 제가 흥분 한것 같다고 무슨일 생기는줄 알았다고 그냥 가자 그래서 진짜 잠깐의 시간..그렇게 지나갔습니다.저번 글에도 적었지만 몇번 스치듯 북한군들을 본적은 있는데 비록 짧지만 이렇게 가까이서 혼자말이나 다름 없는 교감을 한게 그날밤 잠을 설치게 만들었습니다.
러시아 내부에서 북한군들의 인식이 어떤지도 많이들 궁금해 하시는것 같습니다.너무 안타깝고 속상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북한군들을 카미카제 라고 부릅니다.
저도 러시아에 오기전에 우리나라의 주적은 북한 이라고 생각 했었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 합니다.
근데 이곳에 와서 사람들이 북한군들에게 반자이! 이러는거 보면 기분이 좋진 않습니다. 그들이 원해서 이곳으로 온게 아니다 라는것을 알고나서는 마음이 아픕니다.우리나라 주적이 북한 인거 저도 압니다.그냥...시발년은 내한테만 시발년이지 니한테 시발련은 아니얏 이런 느낌.이번에 느꼈지만 지금 저사람한테 말걸면 전화기로 나누는 대화가 아니라 진짜 얼굴을 마주 하고 우리나라 말로 대화 나눌수 있을텐데 이런 생각도 들면서 되게 반갑고 짠하고 그랬습니다.다시 한번 기회가 온다면 대화를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번에 포로로 잡힌 중국 사람들.한명은 이곳에서 만난 사람 입니다.아무래도 동양 사람들이 많은곳이 아니라 어지간하면 전부 인사 하고 다 잘지냅니다.모르는 사이도 아니라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그친구들이 말한 인종 차별 이나 대우 부분에서 제생각을 적어 보려 합니다.제생각 입니다.
우선 인종 차별 이나 대우 부분에 대해서 욕을 하는것도 충분히 이해 하지만 여기는 누가뭐래도 특수한 장소 이며 특수한 상황 이라고 생각 합니다.제가 특별한 인간 이라고 말하고 싶은게 아닙니다. 북한군 이나 징집병 같은 케이스를 제외 하고는 대부분은 누가 떠밀어서 온게 아니라 목적을 가지고 스스로 왔습니다.
인종차별? 당연히 있습니다.돈 받고 전쟁 하는곳 입니다.수준이 높은곳이 아닙니다.자국이 전쟁 나서 나라를 지키겠다고 싸우는것도 아니고 목적을 가지고 여기까지 왔으면 그런건 본인들이 풀어 나가야 한다는게 제생각 입니다.
제가 여기서 본 사람들 못배우고 못댄 사람은 있어도 약은 사람은 못봤습니다.기본적으로 기저에 남자 라는 마인드가 깔려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입니다.
방망이들고 패싸움 하는것도 아니고 고개 들면 미사일 날아 다니고 드론 날아 다니고 손가락 까딱 하면 수십명씩 죽고 죽이는곳 입니다.못난 마음에 차별 할수 있어도 풀어 가려고 노력 하면 이들은 인정 해줍니다. '굳이 내가 왜?' '난 전쟁 하는 러시아를 도와주러 온건데 내가 왜그래야돼?' 라고 생각 한다면 오질 말았어야 합니다.그들이 우리 바운더리 안에 들어온것이 아니라 내가 그들 바운더리 안에 스스로 들어 간것 이라고 인정 해야 합니다.돈을 받지도 않는 저도 그렇게 했습니다.돈이 목적이 아닐뿐 저도 목적은 가지고 스스로 참전 했으니깐요.
우리도 우리나라에 힘든 나라 사람들 오면 차별 하고 무시 하지만 그들 스스로 우리와 어울리도록 노력 하면 인정 하고 좋아하는것과 비슷 합니다.
계약이 끝나고 본국으로 돌아가는 부분들이나 러시아 정부에서 나를 어떻게 대하냐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겪어 보지 못해서 모르는게 많을수 있으나 이곳에서의 일상은 통제를 받고 제한적인데 인종차별 이라고 하면 얕게는 팀원들과의 관계 넓게 봐도 부대원들과의 관계속에서 벌어 지는 일들 이라고 생각 합니다.금방 말했지만 이런 부분은 본인이 풀어 가야할 문제 라고 저는 생각 합니다. 단편적인 예로 왕형 이라는 중국 사람이 있습니다. 이사람은 러시아 말을 배우려고 노력 하고 또 매사에 긍정적이며 러시아 사람들과 잘지냅니다.멋있는 사람 입니다.
노력 하면 차별 받을 이유가 없습니다.다시 이야기 하지만 국적,피부,종교,신념 상관 없이 우리는 미사일과 드론.수류탄 총알이 오고가는 전투에서 다같이 싸우는 동료들 입니다.포로로 잡힌 중국 친구들이 어떻게 지냈는지 모르겠어서 그친구들이 잘했다 못했다 함부로 말하기가 그렇습니다.
글을 적다보니 생각이 많아 집니다.수정 하겠습니다.제가 아는게 절대 정답은 아닙니다.분명 제가 모르는 상황이 존재 할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어 반성 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용병들이 러시아 욕을 많이 하긴 합니다. 그들의 입장을 들어 보면 이해도 갑니다.제가 겪지 못했다고 해서 이해를 못하는건 아니니깐요.제가 말할수 있는건 이상황을 받아 들이는 마음 가짐에 따라 상황은 달라 질것 이라고 말할수 있겠습니다.결국 마음 가짐의 차이 인것 같습니다.
저는 항상 웃으려고 노력 합니다.처음 겪는 모든것들이 저를 너무 힘들게 하지만 처박혀서 우는것 보다는 웃는게 도움 되는것 같아서 눈물이 나도 그냥 웃고 치웁니다. 긍정적인 태도가 사람을 밝게 해주는건 사회에 있을때나 전쟁터에 있을때나 매한가지인듯 합니다.
2월에 첫글을 적고 커뮤니티에는 글을 적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아닌척 하더니 긁혔냐?ㅋㅋㅋ' 라고 하신다면 네.존나 긁혔습니다ㅋㅋ짜증이 났던건 욕을 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글을 읽지 않고 그냥 포인트만 잡아서 욕을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존나 짜증 났습니다.하지만 그것도 잠시. 소수의 응원을 해주시던분들에게 활자로는 풀어 내지 못할 감동을 받아서 다 잊어버렸습니다.적었듯 저는 부정적인것보다 긍정적인것들에 영향을 받는 사람 입니다.
인스타로 많은분들이 생사에 대해 여쭈시고 또 안부를 보내주십니다.한분한분께 답장을 드리려고 노력 하고 있으나 너무 많이 밀려있어서 못드릴수도 있을것 같아서 이런식으로 다시 한번 용기를 내서 안부를 올립니다.
참전 하기전 러시아 국방부에 적었던 편지 내용의 한부분을 적으며 글을 마무리 합니다.
저는 여기 살아 있습니다.피 투성이지만 패배 하지 않았고 주저 앉았지만 포기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여전히 달리고 있습니다.
따스한 날이 여러분의 마음을 기분 좋게 해주었으면 합니다.모두 건강 하세요~!
러시아에서 함 승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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